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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공습을 받아 파괴된 국경없는의사회 병원

2015.10.28

현지시각 10월 26일 밤 늦은 시각, 사우디가 주도하는 연합군이 예멘 북부에서 벌인 공습으로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병원이 파괴되었다고, 오늘 국경없는의사회가 밝혔다.

2015년 10월 26일 예멘 북부 사다 주에 있는 하이단 국경없는의사회 지원병원이 여러차례 공습을 받았다  ©Miriam Czech/MSF

현지시각으로 10월 26일 밤 10시 30분을 시작으로 수차례 공습이 일어나, 사다 주(州) 하이단(Haydan) 지역에 있는 작은 병원이 타격을 입었다. 2시간에 걸쳐 공습이 뒤따르기 전, 병원 직원과 환자 2명은 가까스로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 직원 1명은 대피하다가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병원이 파괴되어, 최소 20만 명의 사람들이 생명을 살리는 의료 지원을 구할 수 없게 되었다.

이번 공격은 예멘 민간인들이 얼마나 철저하게 외면 당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잘 보여줍니다. 현재 예멘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폭격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예멘 현장 책임자 하산 보세닌(Hassan Boucenine)

민간인들과 병원을 겨냥한 폭격은 국제인도법을 위반하는 것이며, 국경없는의사회는 하이단 공격을 둘러싼 정황을 명백하게 설명해 줄 것을 연합군에 요구하고 있다. 병원의 GPS 좌표는 주기적으로 사우디 주도의 연합군에게 공유해 왔고, 시설 지붕에는 국경없는의사회 로고가 있어 병원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사다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미리암 체크(Miriam Czech)는 “공습이 일어나고 12시간이 지난 후에도 병원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라며 “입원환자 병동, 외래환자 병동, 산부인과 병동, 진단검사실, 응급실이 전부 파괴된 상태입니다. 이 시설은 하이단 지역에서 운영을 지속해 온 유일한 병원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5월부터 이 병원을 지원해 왔다. 그간 월 평균 200명의 전쟁 부상 환자들이 응급실로 입원했고, 지금까지 약 3400명의 환자들이 치료를 받았다.

보세닌 현장 책임자는 “예멘에서는 지금 전면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쩌다 잘못된 장소에 있게 된 사람들은 합법적인 공격 대상으로 여겨집니다.”라며 “시장, 학교, 도로, 교각, 식료품을 나르는 트럭, 피난민 캠프, 의료 시설 등이 폭격을 맞아 파괴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먼저 희생되는 것은 바로 민간인들입니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우선순위는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새 의료 시설을 재건하는 것이다. 이로써 하이단 지역민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는 일을 이어가고자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1971년에 설립된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예멘을 비롯해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무료로, 공정하게 제공하고 있다. 예멘의 경우, 국경없는의사회는 사나, 사다, 아덴, 타이즈, 암란, 알-달레, 이브, 하자 등 예맨 내 8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2015년 3월, 예멘 위기가 시작된 이후로 국경없는의사회의 지원 속에 치료를 받은 전쟁 부상 환자는 1만5500여 명에 달하며, 국경없는의사회는 여전히 응급 상황이 아닌 다른 여러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