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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폭력사태가 고조된 이후 점점 더 필요해지는 인도적 지원

2015.07.10

지난 4월 무력 분쟁이 일어나 군인 11명이 사망한 사건이 벌어진 후, 콜롬비아에서는 교전과 폭격이 이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기본 생필품과 의료 서비스 등 현지 주민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이 더 많이 필요해졌고, 충격에 휩싸인 사람들을 위한 정신건강 지원도 절실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장에 여러 팀을 배치해 다양한 대응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콜롬비아 남서부의 나리뇨, 카우카, 바예 델 카우카 지역에서 무력 분쟁이 발생해, 현지 주민들에게 필요한 인도적 지원이 더 늘어났다. ©MSF
무력 분쟁이 심화되면서 콜롬비아 남서부의 인도적 위기가 깊어져 간다. 피난이 늘어나고, 지역 간 이동에는 제한도 커지고, 기본 생필품과 의료 지원 등 공공 서비스는 더욱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5월과 6월 사이에 콜롬비아 전역에서는 총 525건의 폭력 사건이 보고되었는데, 그중 75%는 나리뇨(Nariño), 카우카(Cauca), 바예 델 카우카(Valle del Cauca) 등 남서부 지방에서 일어났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지역에 머물면서 충격에 빠진 현지 주민들을 위해 정신건강 지원과 더불어 위생 및 취사물품 세트를 배급하며 대응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경없는의사회는 약 1800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개인 및 집단 상담, 심리사회적 활동, 심리적 응급 처지 훈련 등 다양한 정신건강 지원 활동을 실시했다. 4월 16일 무력 분쟁이 일어나 군인 11명이 사망한 사건이 벌어졌는데, 이 때문에 콜롬비아 군은 또 다른 폭격을 감행했다. 그 이후로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현지 주민들의 늘어난 인도적 필요를 채우기 위해 대응 활동을 하고 있다. 5월 22일, 반군 단체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일방적으로 휴전을 깨뜨리겠다고 선언하면서 양측 사이에 갈등이 심화되고 교전과 폭격이 일어났으며,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에 폭발물이 설치되기도 했다.

이곳 사람들이 받은 정신적 영향은 어마어마합니다. 새로 싸움이 터지지는 않을까 공포에 휩싸여 있는데, 적절한 대피소가 부족해 두려움에 떨면서도 살던 곳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전이 벌어져 일부 지역에서는 대규모 피난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콜롬비아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피에르 가리구(Pierre Garrigou)

가리구 코디네이터는 “이 지역의 인도적 필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우리 팀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이미 현장에는 이동 긴급 대응팀이 대기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심리학자, 의사, 로지스티션 각 1명으로 구성된 이동 긴급 대응팀은 현재 투마코(Tumaco) 시골 지역에 머물고 있다. 이들은 6월 22일 안데스 횡단 석유 파이프라인에 공격이 일어난 이후 현지 주민들의 인도적 필요가 어느 정도인지 조사하고 있다. 시골 지역에서 일어난 이번 공격으로 미라 강(Mira River) 지역의 300여 마을이 피해를 입었다. 지난달 도심지에서는 총 41건의 폭력 사고가 일어나 주민 15만 명에게 물 공급이 끊겼다.

한편, 카우카 퍼시픽(Cauca Pacific) 해안에 자리한 로페즈 데 미카이(Lopez de Micay) 지역에는 현재 피난민 865명이 머물고 있다. 자녀 넷을 둔 한 여성은, 현지에서 벌어진 교전 이후로 급성 스트레스 증상을 앓았는데,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폭격이 시작되자 얼른 바닥에 엎드렸습니다. 집 주변으로 사람들이 뛰어가는 소리가 들렸죠. 아이들도 울기 시작했고, 모든 소리들이 너무 가깝게 들렸습니다. 밖에서 총격이 시작되자 아이들은 울면서 제게 말했습니다. “엄마, 엄마, 우리 이제 다 죽는 거야?” 저는 아이들더러 조용히 있자고 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새벽이 올 때까지 바닥에 엎드려 있었습니다. 그날의 공포를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네요. 하지만 날마다 그 기억에 시달리면서 고통 속에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그저 지금 있는 곳에서 꼼짝없이 웅크려 있는 거죠. 앞으로 얼마나 더 이렇게 바닥에서 선잠을 자면서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는 건지 속으로 묻곤 해요.

국경없는의사회의 콜롬비아 활동

국경없는의사회는 1985년부터 콜롬비아의 카우카, 나리뇨 등지에서 활동해 왔다. 카우카에서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여러 병원 및 지역사회에서 개인, 집단 치료를 제공한다. 또한 폭력사태를 겪었을 때 심리적 응급 처치를 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지도자, 보건단원, 조산간호사, 교사 등을 대상으로 훈련을 제공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