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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문] 산딥, 제시카, 라지를 추모하며

2015.06.12

 

6월 2일 화요일, 국경없는의사회 동료 3명이 네팔에서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고 당시 산딥 마핫(Sandeep Mahat), 제시카 윌포드(Jessica Wilford), 셰르 바하두르 카르키(라지, Sher Bahadur Karki/Raj) 등 3명은 신두팔촉 지역 내 지진 피해 마을들을 두루 다니며 주민들에게 절실히 필요했던 의료 및 인도적 지원을 하고 수도 카트만두로 돌아오던 중이었습니다. 우리 모두 세 사람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산딥 Sandeep Mahat

Sandeep Mahat, MSF doctor

산딥은 2006년 9월부터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에 참여한 의사였습니다. 의사로 일하는 동안 산딥은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에 헌신적으로 참여했으며, 변함없는 태도로 활동해 국경없는의사회 내에서도 인기가 높았습니다. 산딥은 네팔과 인도에서 몇몇 장기 현장 활동을 완수한 바 있습니다. 지난 4월, 조국 네팔에 지진이 강타했을 때, 산딥은 가장 먼저 대응 활동에 참여한 사람들 중에 한 명이었습니다. 산딥은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데 자부심을 가졌으며, 이로써 다른 많은 사람들도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에 참여하도록 북돋웠습니다. 산딥을 알던 사람들은 그가 사려 깊은 태도를 지녔으며 좋은 외교적 수완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응원하고 때마다 길잡이 역할을 했던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자신의 일을 처리하느라 갖가지 스트레스를 받을 때에도 그는 변함없이 이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유족으로는 그의 아내와 두 딸이 있습니다.

제시카 Jessica Wilford

Jessica Wilford, MSF doctor

제시카 또한 의사였습니다. 2012년 9월에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에 처음 참여한 제시카는 나이지리아 고론요 지역에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 후, 나이지리아 내 잠파라 지역에 일어났던 대규모 납 중독에 대응하는 활동에도 참여했습니다. 2014년 3월~11월, 제시카는 에티오피아 잠파라, 감벨라 등지에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네팔 지진이 일어난 후, 제시카는 주저하지 않고 일손을 보태는 데 자원했습니다. 제시카의 환한 미소는 함께 일했던 모든 사람들의 마음 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입니다. 제시카를 알던 사람들은 제시카가 넘치는 유머 감각과 너그러운 마음의 소유자였다고 말합니다. 제시카는 긍정적이고 헌신적인 의사였으며, 언제라도 한바탕 춤을 추며 긴장을 풀어버릴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제시카의 친지 분들께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합니다.

라지 Sher Bahadur Karki (Raj)

임상심리학자였던 라지는 올해 초에 심리상담 전공으로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최근에야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네팔에 지진이 발생한 후, 라지는 네팔 현지에서 동포들을 도울 수 있는 자리에 있던 것을 기뻐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에 있는 라지의 몇몇 친구들은 앞서 라지와 함께 일했던 적이 있었는데, 국경없는의사회에서 활동한 시간은 짧았지만 라지는 동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라지의 동료들은 라지가 항상 주변 사람들을 응원하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잃지 말라고 격려하는 사람이었으며, 어린 아들과 함께 수영할 때면 무척 즐거워하곤 했다고 말합니다. 유족으로는 그의 아내와 어린 아들이 있습니다.

모든 유가족 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큰 슬픔 속에 우리의 소중한 동료들에게 작별 인사를 고합니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