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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국경없는의사회, 당국의 접근 차단으로 일부 지역 활동 중단

2015.01.29

수단 당국의 제한 조치로 인해 국제 구호 단체들이 수단 내 여러 분쟁 지역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수단 공군이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을 공중 폭격한 것은 수단 당국의 강경한 입장을 여실히 보여 주었습니다. 이에 따라 의료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주민들에게 전혀 접근할 방법이 없어, 국경없는의사회 일부 팀들이 활동을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국경없는의사회는 앞으로도 이곳 지역 주민들에게 의료 지원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모색할 것입니다.

사우스 다르푸르의 주도 니얄라 인근에 위치한 엘 세리프 피난민 캠프 ©국경없는의사회

분쟁 지역에 발이 묶인 주민들에게 접근하는 것을 조직적으로 차단하는 수단 당국의 조처로 인해 1월 29일 오늘 국경없는의사회 벨기에는 수단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의료 구호가 절실하게 필요한 해당 지역 주민들은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 벨기에는 수단 내 분쟁 지역 3곳에 집중하여 활동하고 있었다. 현재 이곳 지역민 수십만 명은 살던 집을 떠나 많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블루나일 주로 접근이 전면 차단되어 이스트 다르푸르 주의 활동은 종료해야 했으며, 사우스 다르푸르 주도 접근이 막혀 이 지역에서 긴급구호 의료 활동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지난주에 수단 공군 전투기가 사우스 코르도판 주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는 병원을 겨냥해 폭격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로써 수단 정부가 분쟁 지역에서 활동하는 국제 인도주의 단체들에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수단 정부는 우리가 의료 지원이 가장 절실한 사람들을 찾아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참여했던 고위급 회담에서 여실히 드러난 것은, 지금처럼 군사적 작전이 우선시되는 한 블루나일과 사우스 다르푸르에서 분쟁의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주민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은 앞으로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 벨기에 운영국장 바트 얀센(Bart Janssens)

그동안 국경없는의사회는 블루나일 주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지만 계속 차단되었다. 블루나일 주는 2011년 가을, 수단 정부군(SAF)과 수단 인민 해방군(SPLA) 사이에 분쟁이 일어난 곳이다. 2011년과 2012년, 공포에 휩싸인 수단 난민 10만 명이 국경을 넘어 쏟아져 들어올 때, 남수단 국경 곳곳에 있는 난민 캠프에서 활동하던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그들의 의료적 재앙이 어느 정도인지 들을 수 있었다. 피난 중에 목숨을 잃은 사람들도 있었고, 힘겨운 피난 여정으로 극도로 몸이 약해져 남수단에 도착해 숨진 사람들도 있었다. 당시 난민 캠프의 사망률은 일반적 응급 상황에서 나타나는 사망률의 2배를 훌쩍 넘었는데, 분쟁이 시작된 이래로 블루나일 주는 일종의 제한구역이 되어 국제 구호 활동가들이 들어갈 수 없는 곳이 되었다. 바트 얀센 운영국장은, “난민들은 구호 없이는 생존이 어려운 상태지만 수단으로 돌아가는 것을 매우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가까스로 남수단으로 피난 온 난민들은 계속 지원하고 있지만, 수단에 있는 의료 팀들은 구호 활동은 고사하고 현지 상황을 파악하는 일조차 불가능한 상태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스트 다르푸르 주의 샤에리아 시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병원 한 곳과 이동 진료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그런데 2012년 12월, 국경없는의사회 팀원들이 갑자기 체포되어 현지에서 쫓겨났다. 수많은 요청과 고위급 회담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그 어떤 설명도 주지 않았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그 지역에서 활동할 수가 없다.

사우스 다르푸르 주의 주도 니얄라 인근 피난민 캠프에서는 국경없는의사회 팀의 추가 긴급구호 지원이 차단되었다. 당시 국경없는의사회는 캠프 내에서 의료 프로그램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3월과 4월에 분쟁을 피해 도착한 피난민들이 쏟아져 들어오며 긴급구호 전문가들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들은 통행 허가를 받지 못해 캠프에 들어갈 수 없었다. 당시 캠프 내의 깨끗한 식수 공급은 비상사태 평균적인 수준의 1/3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피난민들 사이에서는 E 형 간염 등 수인성 질병이 퍼졌다.

바트 얀센 운영국장은, “대화, 회담을 통해 해당 지역으로의 접근을 요청하기도 하고, 수단 정부에 영향을 끼칠 만한 사람들을 동원해 협상도 해보고, 언론에 입장 표명도 하는 등 갖가지 방법을 써봤지만 아무것도 효과가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경험으로 볼 때, 수단 정부는 국제 단체의 지원을 장려하는 게 아니라 차단하기 위해 회담을 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현재 상황에서는 우리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수단 내 주요 분쟁 지역 3곳에서 생명을 살리는 긴급구호를 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분쟁과 피난으로 인해 수단 내 다른 지역에서도 의료 구호가 필요한 실정이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다르푸르 전 지역에서 2014년 한 해 동안 발생한 피난민은 40만 명에 이른다. 또한 수단 전역의 피난민은 총 230만 명, 인도주의 지원이 필요한 주민 숫자는 690만 명에 이른다.

국경없는의사회 벨기에는 분쟁 피해를 입은 수단 주민들에게 긴급구호 지원을 제공할 방법을 찾기 위해 앞으로도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수단 활동

국경없는의사회는 1979년부터 수단에서 활동해 왔다. 2011년 이래로 인도적 지원에 대한 당국의 방해가 심해졌으며 그 결과 블루나일, 이스트 다르푸르, 사우스 다르푸르 3개 주에 집중하여 국경없는의사회 벨기에가 진행하던 구호 활동은 중단하게 되었다. 하지만 수단 내에서 진행되는 국경없는의사회의 다른 활동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데, 다만 2015년 1월 20일에 사우스 코르도판 주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이 수단 공군의 의도적인 폭격을 맞은 이후로 이 병원에서 일하던 국경없는의사회 프랑스의 구호 활동도 잠정 중단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