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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파견 진료를 통해 분쟁 지역 보건소들을 지원하는 국경없는의사회

2014.12.24

2022년 3월 업데이트

2022년 3월 3일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우크라이나 국경에 분쟁이 고조됨에 따라 의료 대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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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분쟁으로 현지 보건소들은 수개월간 어려움 속에 진료를 지속해왔습니다. 분쟁의 여파로 지역 주민들의 의료적 필요는 늘어만 가고, 가장 취약한 계층인 노인, 환자, 장애인에 대한 지원도 절실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파견 진료를 통해 현지 보건소들을 지원하면서 현지 의료진이 주민들에게 1차 의료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슬라뱐스크 외곽 세메노브카에 있는 정신병원. 교전이 가까워지자 병원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대피했다.  분쟁의 한쪽 세력이 병원을 기지로 삼은 이후, 대규모 교전 중에 병원은 완전히 파괴되었다.  유산탄 파편 자국만 건물 외벽에 보일 뿐, 병원 내부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Julie Remy/MSF

유리 오를로브(Yuri Orlov) 의사는 고개를 저으며, “이곳에서 가장 큰 문제는 고혈압입니다. 작년 이후로 고혈압 합병증 환자가 30%나 늘어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몇 달 동안 분쟁이 일어난 후, 교전선 양쪽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엄청난 영향을 받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잃었고, 집과 학교들이 폭격을 맞았다.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도 극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모두들 또 다시 충돌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 속에 살며,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급성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최근 몇 달 동안 의료 활동에도 상당한 부담이 따랐다. 그래서 점점 늘어만 가는 의료적 필요를 채우느라 오를로브 의사와 같은 현지 의사들은 고군분투하고 있다. 특히 가장 취약한 계층인 노인, 환자, 장애인들에게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여러 지역에서 은행들이 문을 닫고 정부의 생활 보조금 지원도 끊겨서 사람들은 병원 가는 일을 계속 미루고 있다. 교통비,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진통제, 기침약 시럽 등의 기본적인 약품도 현금이 없는 사람들은 구할 수가 없다. 인슐린과 같은 특수 의약품은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지난 5월, 국경없는의사회는 수천 명의 전쟁 부상자들을 위한 치료 물품을 도네츠크 여러 병원에 지원했다. 기본적인 의료 지원도 받지 못한 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도네츠크 분쟁 지역에 대한 의료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국경없는의사회 우크라이나 활동 지역 ©국경없는의사회

이번 파견 진료 프로그램을 통해 국경없는의사회가 처음 방문한 곳은 노보스트로이카에 위치한 보건소 ‘앰뷸러토리 No. 6’이다. 노보스트로이카는 도네츠크에서 반군이 통제하고 있는 샤크타르스크 외곽에 있는 작은 광산 마을이다. 앰뷸러토리 No. 6은 노보스트로이카 부근 5개 마을에 사는 약 7000명의 주민들에게 매우 중요한 의료 시설이다. 이 보건소는 1차 의료 활동도 실시하고 환자들을 병원으로 이송해 주기도 한다. 그러나 8월 이후로 정부로부터 전혀 약품 지원을 받지 못했고, 여름 이후로는 보건소 의료진에게 급여도 지급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동부는 지역에 따라 의료 공급이 큰 폭으로 줄어든 곳도 있고, 의료 공급이 완전히 끊긴 곳도 있다. 2014년 예산도 벌써 수개월 전에 모두 소진한 상태여서, 현재 앰뷸러토리 No. 6과 같은 공립 의료시설들은 현지 식량 지원단체의 자발적인 지원에 의존하고 있으며, 국경없는의사회는 의료물품 및 의료진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만성질환 환자들은 특히 분쟁의 영향을 크게 받으므로, 국경없는의사회 심장 질환, 고혈압, 당뇨, 천식 치료약이 담긴 의약품 세트를 제공하고, 시골 보건소에도 기타 필수 의료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덕분에 오를로브와 같은 의사들이 정기 진료를 지속할 수 있다.

7월, 노보스트로이카 부근 지역에서는 큰 교전이 일어나 수많은 가옥들이 파괴되었고, 그 흔적은 지금도 생생히 남아 있다. 마을에 남아 있었거나 교전이 잦아든 후 돌아온 많은 주민들은 지금 취약한 상태로 고립되어 있다. 무력 분쟁은 이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쳐 많은 회사들과 광산이 폐업을 하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일터를 잃었다. 반군이 통제하는 지역에는 모든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결정에 따라, 이 지역 노인들은 생활 보조금과 복리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자동화 기기와 신용카드 지불을 포함한 모든 금융 서비스도 중단되었다.

보건소에 있던 오를로브 의사는 거동이 불편해 방문 진료가 필요한 환자 목록을 준비한다. 앰뷸러토리 No. 6 보건소 차량은 교전 중에 유산탄 파편으로 훼손되어, 오를로브 의사는 자신의 차를 타고 환자들을 찾아간다. 연료비도 오를로브 의사가 부담한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의료 지원 프로그램을 조정하는 의사 와엘 압두라만(Wael Abdurahman)은, “몇 달 동안 월급을 받지 못했는데도 의사들을 비롯한 이곳 의료진들은 헌신적으로 의료 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정말 버거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는 교전 피해가 가장 심한 지역의 주민들에게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이곳 의료진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딸과 함께 상담을 받고 있는 한 여성. 그녀는 지난 9월 3일, 뒷마당 근처에 포탄이 떨어져 부상을 입었고, 이 사고로 남편을 잃었다. ©Julie Remy/MSF

국경없는의사회의 우크라이나 동부 활동

파견 진료 활동과 더불어, 국경없는의사회는 도네츠크, 루한스크의 여러 병원에 전쟁 부상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의료물품을 지원한다. 2014년 5월 이래로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교전선 양쪽에서 의료시설 약 70군데를 지원하여 부상자 13,150명을 치료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몇몇 도시에서는 국경없는의사회 심리학자들이 분쟁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개인 상담, 집단 상담 등의 활동으로 심리치료 지원도 실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분쟁 지역의 현지 심리학자, 사회복지사, 의료진을 대상으로 훈련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2011년부터는 도네츠크 지역 교도소에서 약제내성 결핵 치료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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