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현장소식

시에라리온: 에볼라 대응 활동의 일환으로 대규모 말라리아 약 배급

2014.12.12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제 시에라리온의 에볼라 감염자 수는 라이베리아를 앞지르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시에라리온에서 대대적으로 말라리아 약을 배급하는 등 시에라리온 환자들에게 필요한 의료 사항을 제공하며 지속적인 대응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배급되는 말라리아 약 알테수네이트 아모다퀸은 말라리아 예방, 치료에 모두 사용된다. 에볼라 초기 증상과 말라리아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이번 국경없는의사회 캠페인을 통해 에볼라 치료센터의 부담도 덜 것으로 기대된다. ©Surinyach Anna/MSF

서아프리카 에볼라 대응 긴급구호 활동의 일환으로, 국경없는의사회는 시에라리온 보건부와 협력하여 지금까지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한 사례 중 최대 규모로 말라리아 약을 배급했다. 말라리아 유행 시기에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4일간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수도 프리타운 및 시에라리온 서부 5개 지역 주민들 150만 명에게 말라리아 약을 배급했다.

에볼라 바이러스 유행 시기에는 말라리아가 중요한 문제입니다. 말라리아 감염 증상이 에볼라 감염 증상과 같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가 에볼라에 걸린 줄 알고 에볼라 치료센터를 찾아가지만, 사실 알고 보면 말라리아거든요. 환자나 가족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크지만,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에게도 이는 큰 부담이 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프리타운에서 근무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현장 코디네이터 패트릭 로비테일리(Patrick Robitaille)

시에라리온의 말라리아 유병률은 세계 5위로, 시에라리온에서 말라리아는 5세 미만 아동의 목숨을 앗아가는 가장 큰 원인이다. 고열, 어지럼증, 두통, 근육통, 피로 등이 말라리아 증상인데, 대부분 에볼라 감염 초기 증상과 유사하다.

말라리아 약 알테수네이트 아모다퀸(artesunate amodiaquine)은 말라리아를 예방하기도 하고 치료하기도 한다. 이 약은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에볼라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상황에서 이 약을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총 150만 개의 말라리아 약을 배급했는데, 이는 에볼라 유행 기간 중에 배급한 것 중에서도 최대 규모였을 뿐만 아니라 시에라리온 내에서 진행한 캠페인 중에서도 최대 규모였다. 로비테일리 코디네이터는, “이번 캠페인 규모는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규모에 맞춘 것으로, 대대적인 규모였습니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시에라리온 보건부와 협력하여 수도 프리타운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말라리아 약 배급 캠페인을 실시했다. ©Surinyach Anna/MSF

국경없는의사회는 말라리아 약 배급을 위해 60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여 교육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지도감독을 받은 자원봉사자들은 지역 보건소에서 말라리아 약을 받아 자신이 맡은 지역을 다니며 가정 방문을 통해 주민들에게 약을 전달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주민들에게 말라리아 약 배급의 목적을 설명하고 말라리아 예방을 위해 어떻게 약을 복용해야 하는지도 알려주었다. 각 가정에서는 연령에 맞는 말라리아 약을 식구 수대로 배급 받았다. 자원봉사자들은 배급을 완료한 집에는 초크로 표시를 했다.

자원봉사자로부터 말라리아 약을 전달 받은 크루 바이 출신의 간호사 후무 라만 반구라(Humu Rahman Bangura)는, “식구들이 다같이 약을 복용할 거예요. 시에라리온에서는 인구 절반이 말라리아에 걸리거든요.”라고 말했다. 말라리아가 한참 유행하던 지난 2주간 시에라리온 서부 지역 아동의 43%~46%가 열병을 앓았다.

크루 바이 출신 간호사이자 이번 캠페인의 자원봉사자인 쿰바 우무 코로마(Kumba Umu Koroma)는, “일반적인 말라리아 약도 구하지 못할 만큼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도 있어요. 이렇게 집집마다 다니며 말라리아 약을 나눠주면 다들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답니다. 약 살 돈이 없다고들 하거든요.”라고 말하며 현지 주민들이 말라리아 약 배급을 매우 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구가 밀집한 시에라리온 서부 지역은 에볼라 바이러스가 가장 빨리 확산되고 있는 곳이다. 대규모 말라리아 약 배급은 에볼라 대응 활동의 일환인 동시에 시에라리온의 보건 활동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국경없는의사회 시에라리온 현장 책임자 마커스 바흐만(Marcus Bachmann)은, “이렇게 말라리아 약을 배급함으로써 말라리아 감염률도 줄이고 에볼라 치료센터의 부담도 덜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제2차 대규모 말라리아 약 배급은 2015년 1월 초에 수도 프리타운과 시에라리온 서부 지역에서 실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