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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콜레라 유행에도 턱없이 부족한 병상

2014.11.25

아이티에 콜레라가 처음 나타난 지 4년이 지났지만, 아이티 당국의 빈약한 준비로 여전히 수많은 환자들이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긴급히 콜레라 치료센터 2곳을 세운 국경없는의사회는 콜레라 환자 치료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콜레라 퇴치를 위해 위생 조치 개선과 주민 인식 개선이 필수적인 상황입니다.환자들은 증상에 따라 각기 다른 텐트에서 치료를 받는다. 콜레라 치료센터 직원들은 환자들의 체내 수분 보유 상태를 면밀히 관찰한다. ©Thomas Freteur outoffocus.be/

10월 중순 이후,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콜레라 증상을 보이는 주민 2천여 명은 긴급한 입원 치료가 필요했다. 깨끗한 식수와 화장실도 부족해 아이티 국민 대다수가 콜레라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다. 콜레라 영향을 받은 사람들을 치료해야 하는 당국의 역량도 아직은 부적절하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신속하게 콜레라 대응 활동을 강화해 왔고, 약 320개의 병상을 마련했다.

아이티에 콜레라가 처음 나타난 이후로 4년이 지났지만, 아이티 보건 체계는 여전히 재원, 인력, 약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콜레라 유행에 아이티 당국의 준비가 얼마나 빈약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국경없는의사회 아이티 현장 책임자 올리버 슐즈(Oliver Schulz)는, “콜레라 퇴치를 위한 국가 계획(National Plan for the Elimination of Cholera)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긴급한 치료를 제공할 만한 실질적인 체계가 없습니다. 그래서 환자들은 증상이 심각해진 상태에서야 우리를 찾아옵니다.”라고 말했다.

포르토프랭스의 마티상 인근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응급센터에는 날마다 100명 가까운 환자들이 온다. 아이티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코디네이터 올리비아 게이라우드(Olivia Gayraud)는, “환자들을 다른 콜레라 치료센터로 이송하려고 했었는데, 병상이 충분치 않다는 것을 금세 알게 됐어요. 그래서 순식간에 마티상의 국경없는의사회 센터는 환자들로 가득 찼죠. 콜레라 유행에 대응하기에는 국가 보건 체계가 아직 너무 빈약한 상태거든요. 우기에 콜레라가 유행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말입니다.”라고 설명했다.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마티상, 델마 33 인근에 콜레라 치료센터 2곳을 시급히 세웠다. 아이티 보건부에서도 시설을 열기는 했으나 재원이 부족해서 재빨리 제 기능을 해내기란 어려웠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보건부 시설의 운영도 보조하면서, 지난 10월 10일 이래로 총 2000명에 가까운 환자들을 치료했다.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시내에 인구가 밀집한 시장 바로 앞 거리는 쓰레기로 가득 차 있다. ©Thomas Freteur outoffocus.be/

환자들은 주로 깨끗한 식수와 적절한 위생시설이 현저히 부족한 지역에서 많이 나타난다. 게이라우드 코디네이터는, “슬럼가는 비브리오 균이 번식하여 사람들을 감염시키기 좋은 환경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물, 음식을 통해 감염이 된 후, 부적절한 개인 위생 조치, 부족한 화장실, 비효과적인 식수위생 체계는 병을 급속히 확산시킬 수 있다. 따라서 위생 환경을 개선하고, 콜레라 퇴치를 사람들이 인지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아이티에서는 특히 우기에 콜레라가 무섭게 퍼진다. 최근 아이티 주민들은 콜레라에 대한 면역력도 많이 떨어진 상태다. 2013년 같은 기간에 비해, 올해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치료한 콜레라 환자 수는 거의 두 배에 가깝다.

위생 관련 기반시설과 정수 시설 부족이 콜레라 확산을 부채질하고 있다. 아이티 현장 책임자 슐즈는, “콜레라를 퇴치하려면 예방 및 치료를 위한 단호한 행동이 필요합니다. 주민들에게 배급되는 식수의 염소 수준이 콜레라 확산을 피할 수 있을 정도로 적절해야 합니다. 또한 아이티 당국은 여러 국제기구들과 협력하여 긴급구호 대응 활동을 펼쳐야 하며, 콜레라 관리를 보건 체계 속에 통합시켜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아이티 콜레라 퇴치 활동

아이티에서 콜레라가 처음 나타난 2010년 10월 후순 이후로, 국경없는의사회는 아이티 전역에 긴급구호 의료 팀들을 배치해 왔다. 2014년 10월 28일까지 아이티 보건부에 등록된 콜레라 환자 71만 1558명 중, 국경없는의사회가 치료한 환자는 20만 4000명이 넘고, 환자 사망률은 1% 이하였다. 2011년 이후로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지 의료 인력을 훈련하고 의료 물자도 기증하면서 2010년 1월 12일 지진의 영향권이었던 지역 외곽에 세운 콜레라 치료센터들을 점차 현지에 인계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