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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자금 지원 중단이 아니라 죽음을 막아야 합니다.

2011.02.12


MSF 사무총장 우니 카루나카라 (Unni Karunakara)박사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지를 위한 글로벌 펀드 (Global Fun)가 자금 고갈로 신규 자금 모금 계획을 취소한다고 밝혔을 때, 저와 수 천명의 국경없는의사회 회원들은 얼굴을 한대 맞은 것처럼 얼얼했을 것입니다.

모금 취소 소식의 타이밍이 참 절묘합니다. 지난 수년 동안 새로운 과학적 진보 등 매년 수 백 명을 사망으로 이르게 하는 3대 질병을 퇴치 할 수 있게 됐다는 희망을 갖기 시작하자 마자, 글로벌 펀드(Global Fund)에 대한 기부가 끊긴 것입니다.

치명적인 전염병을 퇴치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중단하면, 피해가 심각한 국가에서 그 동안 우리가 힘겹게 이룩한 성과가 무위로 돌아가는 상황에 직면해야 될지도 모릅니다.

수 백 명을 위한 생명줄

국경없는의사회 치료 프로그램을 위한 자금은 개인과 기부국의 기부에 의해서 마련됩니다. 그러나 질병 피해국 정부는 글로벌 펀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2002년 1월에 설립된 글로벌 펀드는 환자 수백 만 명의 생명줄 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활동을 통해 글로벌 펀드는 매년 평균 백 만 명의 목숨을 구하는데 직접적으로 기여해왔습니다.

위협받는 에이즈 치료

그러나 기부국이 약속한 기부를 연기하거나 혹은 중단한 이후 글로벌 펀드는 휘청이고 있습니다.

2014년까지 신규 계획에 대한 기금 부족으로 이미 지원금을 확보해 놓은 국가를 제외하고 최대 피해국에서 지난 3년간 진행된 효과적인 에이즈(HIV)치료를 중단할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결핵과 말라리아 치료도 중단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해당 국가의 보건 당국은 치료에 배급제를 실시해야 하고 비용이 비싼 효과적인 치료제 대신 효과가 덜한 저렴한 치료제를 보급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될지도 모릅니다.

과학적인 진보로 인해서 3대 질병을 성공적으로 퇴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지금 이때에 말입니다.

예방책으로써 에이즈 치료

국경없는의사회는 10년 전 태국과 남아공 같은 국가에서 에이즈 실험 프로그램을 실시해, 빈국에서는 치료를 실시 할 수 없다는 당시 편견에 도전했습니다.

에이즈가 창궐한지 30년이 지난 올해 에이즈 치료 그 자체가 에이즈를 퇴치할 수 있는 주요한 수단이라는 점이 연구 결과 밝혀졌습니다.

초기 치료를 받은 환자는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확률이96% 적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HIV바이러스 양성 반응자의 대다수가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제 에이즈 치료는 에이즈 예방의 주요 수단입니다. 우리는 에이즈를 퇴치할 주요한 역사적인 기회를 맞이한 것입니다. 이토록 중요한 순간에 글로벌 펀드에 대한 기부가 지속되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해당 국가는 기회를 포착해 에이즈 질병의 흐름을 바꿀 과감한 퇴치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퇴치 노력에 브레이크가 걸린 셈입니다.

결핵과 긴급 치료

최초로 전세계 결핵 환자 수가 줄어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치료 가능한 질병 치고 환자 수가 많고 약에 내성이 생긴 더욱 치명적인 환자 수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결핵 또한 치료가 예방책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치료를 받으면 감염률이 줄어듭니다.

진단 기술의 새로운 진보로 기존 결핵 약에 내성을 보이는 결핵 환자를 식별하는 능력이 향상됐고 따라서 그들이 올바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치료 규모를 늘리는 것이 시급합니다. 

말라리아 사망

말라리아의 경우 말라리아 예방을 위한 모기장 공급과 효과적인 치료를 병행함으로써 질병 감염률을 낮출 수 있습니다

.2010년 기념비적인 임상 실험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유아 말라리아 환자에 대해 더 나은 치료가 가능하게 됐고 이를 통해 사망률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어린이들은 저렴하지만 효과가 낮은 키니네 (quinine)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말라리아는 매년 수 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며 대부분의 피해자는 어린입니다. 예방이 말라리아 퇴치의 주요 방편이지만, 국경없는의사회는 다양한 말라리아 환자를 치료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꾸면 3천만 달러 가량 비용이 더 필요한 반면 매년 20만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글로벌 펀드의 신규 프로그램 기회 닫혀

과거의 진전에 힘입어 새로운 과학적 증거를 이용해 이러한 질병을 퇴치할 절호의 타이밍입니다.

피해국들도 자신의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자금 마련을 위해 더욱 야심차고 더 많은 책임을 떠안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우간다는 에이즈 치료 환자 수를 2배로 늘리려고 하고 우즈베키스탄은 기존 약에 내성을 보이는 결핵 환자에 대한 치료를 크게 늘리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들 국가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기금이 모아지는 글로벌 펀드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할 수 없는 것일까요?  

할당식 치료 거부

글로벌펀드(Global Fund) 이사회는 수동적인 태도를 버리고 상황의 긴급성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이사회는 할당식으로 진행되는 치료를 거부하고 기부국들이 약속을 어기고 기부가 중단됨에 따라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을 좌시해서는 안됩니다.

이사회는 앞으로 6개월 이내에 긴급 기부국 회의를 소집해 2012년 신규 자금 모금 기회에 필요한 자원을 모아야 합니다.

기부를 약속한 기부국들은 기부금을 내야 합니다. 올해 약속한 기부금을 아직 내놓지 않은 중국, 인도, 브라질과 같은 신흥 경제국을 포함한 기존 그리고 신규 기부국은 기부를 이행해야 합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하는 글로벌펀드가3대 질병과의 싸움에서 기금 부족으로 지난 3년간 진전을 보지 못했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고 터무니없는 일입니다.

생존

국경없는의사회에서 활동하면서 우리는 에이즈, 결핵 그리고 말라리아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것을 지켜봐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질병을 극복한 생존자들이 많아졌습니다.

글로벌 펀드는 역사상 가장 야심찬 보건프로젝트로서 수 백만 명의 생존자들이 그 성공을 증명해 줍니다. 질병을 완전히 퇴치 할 수 있는 이번 절호의 기회를 절 때 놓칠 수 없습니다.

2010년 국경없는의사회는 20여 개국에서 18만 명 이상에 에이즈(HIV) 치료제를, 3만 명에 결핵약을 160만 명에게 말라리아 치료제를 공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