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에볼라 창궐에 대해 알아야 할 4가지

우간다에서 수단형 에볼라가 발견된 건 2012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에볼라는 치사율이 90%에 이르는 아주 위험한 질병이다. 초기 증상은 다른 질병들과 유사하다. 갑자기 열이 나거나 피로하고, 근육통, 두통, 목 통증 등이 발생한다. 그 후 구토나 설사, 발진, 신장 및 간 손상으로 이어지고 심한 경우 내외출혈도 발생한다.

에볼라는 1974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최초 발견됐다. 지금까지 발견된 에볼라 바이러스 5종 중 지난 10년간 자이르(Zaire)형 바이러스가 가장 우세했다. 최근 우간다에서 발생한 에볼라는 수단형 변이인데, 우간다에서 수단형 에볼라가 발견된 건 2012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2022년 9월 20일, 우간다 보건부의 에볼라 창궐 공식 선언 이후 10월 2일 기준 총 43명이 감염되고, 29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우간다 보건부와 함께 초기 긴급 대응에 나서며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야외에서 회의를 진행 중 인 의료진들. ©Sam Taylor/MSF

 

1. 에볼라 창궐에 대응할 백신이 있다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에볼라 백신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독일 제약회사 머크(Merck)사의 rVSV 백신으로, 자이르형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가 입증되어 승인받은 백신이다. 유사한 종이 확산하는 경우 rVSV 접종을 통해서 확진자와 접촉했거나, 확진자를 돌보는 이들을 접종해 확산을 제한하는 ‘벨트 접종 전략’을 펼칠 수 있다. 두 번째는 미국 제약회사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사가 개발한 백신으로 전염병 확산 시 바이러스 노출 위험이 있는 이들에게 접종하거나, 전염병 창궐이 공식 발표되기 전 최전선에서 근무하는 의료진과 바이러스가 확산되지 않은 지역 주민에게 접종해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수단형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신규 임상시험에 적합하고 승인 단계까지 갈 수 있을 만한 후보 백신을 결정하기 위한 논의에 돌입했다.

현재 우간다에서 퍼진 수단형 바이러스의 경우, 효과적인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구호단체가 달리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2019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발생한 자이르형 바이러스에 대한 존슨앤드존슨 백신의 임상시험을 지원했던 것처럼,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번 수단형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 및 치료제 연구에도 적극 참여할 의향이 있다.

“백신 및 치료제는 사전에 개발하고 그 안정성을 시험할 수 있지만, 효과성의 경우 실제 질병이 창궐해야지만 입증할 수 있습니다. 2019년 콩고민주공화국에 서 자이르형 백신 및 치료제 임상시험을 진행했던 것처럼, 국경없는의사회는 앞 으로 수단형 바이러스 백신 및 치료제 연구에 크게 투자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_존 존슨(John Johnson) / 국경없는의사회 백신 및 전염병 대응 전문가

우간다 무벤데에서 오전 브리핑 중인 국경없는의사회. ©Sam Taylor/MSF

 

2. 수단형 에볼라 바이러스를 막을 치료제가 존재한다 

2018~2019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단일클론 항체를 사용하는 자이르형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 mAb114와 REGN-EB3을 개발했는데, 덕분에 사망률이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두 항체는 수단형 바이러스에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증상을 관리하거나 집중 치료(수액·산소 공급, 혈압·심박동 모니터링 등)를 제공하는 수밖에 없다. 에볼라 확산 시, 보건 시설 내 감염 예방과 방역 조치가 가장 중요하다. 

에볼라 확산 시, 보건 시설 내 감염 예방과 방역 조치가 가장 중요하다.  

“최전선에서 활동 중인 의료진을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의료서비스를 중단 없이 계속 운영하려면 방역 지침에 대한 교육과 개인보호장비를 제공해 의료진을 보호해야 합니다.”_가이가이 마나은가마(Guyguy Manangama)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활동 부책임자

39병상 규모의 에볼라 치료센터 신설을 계획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직원. ©MSF/Sam Taylor 

 

3. 국경없는의사회는 치료 시설을 곧바로 설치했다 

에볼라가 확산하기 시작하면 바이러스가 퍼진 지역 인근에서 의료적 대응을 전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 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생존율도 올라갑니다. 에볼라는 말라리아나 장티푸스같은 병과 초기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정보를 알리고, 빠른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에볼라 환자는 대부분 너무 늦게 치료 센터를 찾아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심지어는 병원에 오지 않고 집에서 사망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확산합니다. 이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_가이가이 마나은가마 /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활동 부책임자  

국경없는의사회는 에볼라 환자가 거주지 근처에서 구호 약품을 받을 수 있도록 소규모 치료센터나 격리 시설을 설치하고, 대규모 치료센터에서는 증상이 더 심각한 환자에게 다양한 치료를 집중 제공할 것을 권장했다. 이전에는 에볼라 환자를 모두 지역사회 외부의 대규모 치료센터로 이송해 치료했는데, 잘못된 정보가 확산하면서 보건 인력에 대한 적대심이 생겨 치료를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우간다 보건부를 지원해 행정 중심지 무벤데(Mubende)에서 20km 떨어진 에볼라 진원지 마두두(Madudu) 등 여러 지역에 소규모 치료 센터를 설치하고, 무벤데 지역에서 발생한 의심 및 확진 환자가 집중 치료를 받을 수 있는 36병상 규모의 격리 시설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마두두(Madudu)에서 동료를 기다리는 국경없는의사회 직원. ©MSF/Sam Taylor 

 

4. 확산을 막으려면 정확한 정보 공유 체계가 중요하다 

에볼라를 통제하려면 진원지 밖으로 벗어났을 가능성이 있는 감염자와 접촉자를 신속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5개 지역에서 에볼라 발생이 확인됐는데, 환자와 접촉자가 상당히 넓은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에볼라 창궐이 공식 발표된 건 9월 20일이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8월부터 의심 환자의 사망 사례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에볼라 확산 초기에는 확진자 및 접촉자 추적 속도가 바이러스가 퍼지는 속도보다 느리기 마련이다. 따라서 적합한 곳에서 진단 및 치료가 적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초기 대응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질병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이해는 물론이고, 대응 과정에서 지역 사회의 협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지역사회에 기반한 감시 체제를 가동하고 접촉자를 추적해 더욱 신속하게 보균자를 파악해야 한다. 접촉이 확인되면 당사자 및 가족 모두 적절한 치료를 받거나 21일 동안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격리로 인해 수익활동을 할 수 없고 격리 환경 또한 열악한 실정이어서 지역 주민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기 위해선 치료시설까지의 이동비나 임금 손실 등 사회경제적인 제약이 개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격리자에게 이동비나 식료품 등을 지원하고, 환자와 가족에게는 심리적인 지원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격리대상자에게 위생품, 식량, 통신장비 등의 필수품을 보급하는 등 의료적·사회적 지원을 제공하고 격리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IT 기술 등을 활용해 전염 경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것도 방법이다. 2018~2020년 에볼라가 콩고민주공화국을 덮쳤을 때 국경없는의사회 연구기관 에피센터(Epicenter)는 역학 활동을 조율하기 위해서 체계적인 모니터링, 환자 데이터 수집, 자동 보고가 가능한 새로운 IT 프로그램과 감염 사례 관리용 웹 기반 시각 데이터 플랫폼 등을 개발한 사례가 있다. 당시 대규모 전염병 사태 대응 과정에서 최초로 이러한 IT기술을 활용해서 환자 발생 지역을 모니터링 한 덕분에 에볼라 치료 센터에 관한 통합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활용했던 IT 기술을 이번 사태에 적용할 수 있도록 우간다 보건 당국을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