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소식

콩고민주공화국: 아동 100만여 명에게 홍역 예방접종을 제공한 국경없는의사회

2017.07.31

콩고민주공화국 마니에마 지역의 삼바 및 인근 여러 지역에서 실시되는 홍역 예방접종 캠페인 기간 중, 한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이 아동에게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26개 팀들은 1주일 안에 아동 5만8000여 명에게 예방접종을 제공할 계획이다. ⓒCandida Lobes/MSF

2017년 7월 28일

홍역 유행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를 휩쓰는 가운데, 9개월간 국경없는의사회가 진행한 캠페인을 통해 100만여 명의 아동들이 이 치명적인 질병을 예방하는 백신을 제공받았다.

전염성이 매우 높고 재채기•기침 등으로 전파되는 홍역은 아동, 특히 5세 미만 아동들에게 주로 영향을 끼친다. 합병증을 앓고 있으면서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된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는 병이다.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예방접종을 통해 보건부를 지원하는 것과 더불어 마니에마, 로마미, 탕가니카, 이투리, 사우스 키부, 에콰퇴르 지역에서 2016년 11월부터 4만1000여 명의 아동들에게 홍역 치료를 제공해 왔다.

외진 지역에서는 필요한 지원을 구하기도 어렵고 사람들이 의료비를 감당할 여력이 되지 않아 더욱 홍역에 취약하다. 특히 홍역과 다른 병을 동시에 앓고 있는 아동들은 치료를 구할 수도 없고, 치료를 받으러 가더라도 시설에 너무 늦게 도착하는 경우가 많다.

민주콩고에서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 대응팀 활동을 하고 있는 보건홍보 매니저 파우스틴 이굴루(Faustin Igulu)는 이렇게 말했다.

“의료 시설까지 먼 거리, 치료비를 부담할 경제적 여력 부족, 전통 치료법 사용 등 각종 요인들로 인해 이 지역 아동들의 건강이 위험에 빠집니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가장 외진 마을과 정착촌에 들어가고자 최선을 다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 지역 아동들은 의료 지원이나 백신을 구할 방법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돌봤던 아동 중 다수는 매우 심각한 상태로 병원에 왔습니다. 의료 시설까지 가기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너무 늦게 치료를 받을 경우, 아동들의 목숨이 위험합니다.”

홍역 백신이 효능을 발휘하려면 생후 6개월~15세 아동 중 최소 95%가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민주콩고처럼 땅덩어리가 크고, 도로 사정이 열악하거나 아예 도로가 없는 지역도 있는데다 치안 불안 때문에 이동이 곤란한 나라에서는 특정 지역 아동들에게 가는 데 상당한 물류적 제한이 따른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오토바이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좁은 숲길을 이동해 가장 외진 지역까지 들어갈 때도 많다.

이굴루 매니저는 이렇게 덧붙였다.

“저는 팀과 함께 에콰퇴르 주의 한 지역에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볼롬바에서 약 20km 거리에 위치한 곳이었죠. 도로가 없는 지역이었기 때문에 오토바이를 이용했습니다. 강을 건널 때는 오토바이를 비롯해 백신을 담은 냉장 박스, 그 밖에 모든 장비를 나무 널빤지 위로 옮겨야 했습니다. 길이 너무 좁아지면 오토바이도 그 자리에 두고 몇 시간 동안 숲길을 걸어 갔습니다.”

이미 예방접종을 받은 아동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번 홍역 확산을 멈추고자 계속 노력하고 있다. 계속해서 아동들에게 홍역 예방접종을 제공하는 한편, 초포와 사우스 키부 지역에서는 홍역 치료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신속히 대응 규모를 확대해 현재 민주콩고 곳곳에서 일어나는 다수의 홍역 발병에 대응할 것을 보건부, 국제 기구들, 후원 단체들에 요청한다.


환자 이야기

잔느 마초지 은갈리아(Jeanne Machozi Ngalia): 잔느의 아이는 마니에마 주에 위치한 킨두 병원에서 홍역 치료를 받았다

잔느 마초지 은갈리아와 아기. 홍역과 함께 합병증을 앓고 있던 이 아기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킨두 위탁 병원 입원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Candida Lobes/MSF

이웃집 아이가 아픈 걸 봤어요. 그러더니 며칠이 지나 제 아이도 고열로 앓아 누운 거예요. 피부에 반점들이 생겨나고 입에 상처도 나더니 아이 몸이 점점 약해졌어요. 몸을 보니 홍역 같았는데, 마을 보건소에서 받는 치료 비용을 마련할 여력이 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국경없는의사회가 무상으로 아이들을 돌봐 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병원으로 아들을 데려 왔죠. 5일간 치료를 받았더니 상태가 나아졌는데요. 아직은 힘을 좀더 길러야 해요.

국경없는의사회는 민주콩고에서 35년간 일해 왔고, 현재 11개 주에서 보건부 활동을 지원하면서 분쟁•폭력의 피해자, 피난민, 그 밖에 HIV/AIDS 등 각종 유행병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에게 의료를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