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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폭격은 한시도 멈추지 않았습니다”…알레포 동부 병원 내부

2016.12.09

아부 와심(Abu Wassim) 의사는 알레포 동부의 한 병원에서 일해 왔다. 그런데 2016년 11월 17일, 이 병원이 공습의 타격을 받았다. 그로부터 1주일 후, 아부 와심 의사가 그날 벌어진 일에 대해 들려주었다.

 East Aleppo –  Inside a hospital destroyed by an airstrike

병원 밖에 주차되어 있던 구급차도 폭격으로 인해 완전히 망가져 차체만 남아있다. 다행이도 구급차가 폭격을 받을 당시 차 안에 사람은 없었다. ⓒKARAM ALMASRI/MSF

길 저 끝에 있는 건물들 위로 우수수 폭탄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요. 아마 병원에서 500미터쯤 떨어진 곳이었을 거예요. 40개가 넘는 폭탄이 터지는 소리를 들었죠. 그런데 소음이 점점 더 병원 쪽으로 가까이 다가오는 겁니다. 바로 그때 의사, 간호사, 검사 담당자 등 전 직원이 환자들을 모두 지하로 대피시켰습니다.

심장에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은 뒤 집중치료실에 있던 아동 1명을 포함해, 총 15명가량의 환자를 지하로 옮겼습니다. 아이는 집중치료실 창문 밖 거리에 폭탄이 떨어지기 시작했을 때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어요. 아이를 지하로 데려가야 했기에 산소 호흡기를 빼고 이동할 수밖에 없었죠.

2시간 정도 계속된 폭격은 단 한시도 멈추지 않았어요. 지하실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복잡했습니다. 심지어 바닥에 누인 환자들도 있었으니까요.

그날 폭격의 여파로 직원 중 한 사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직원 1명은 유산탄이 가슴을 뚫고 지나가 주요 혈관을 손상시키는 부상을 입었습니다. 출혈이 매우 심했기 때문에, 우리는 전기가 나간 상태에서 수술을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그는 그렇게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폭격이 일어나기 직전에 저는 수술실에서 절단 수술을 하고 있었습니다. 폭격이 벌어지면서 전기가 나가는 바람에 저는 LED 등을 켜고 수술을 마무리해야만 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던 이동식 산소 발생기는 완전히 불에 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폭격 중에는 그 어떤 환자도 병원 밖으로 내보낼 수 없었습니다. 폭격이 계속되는 한, 구급차가 병원으로 올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폭격이 잦아드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구급차들을 병원 뒷문 앞으로 대기시키고, 환자들을 근처 보건소로 모두 대피시켰습니다.

 East Aleppo –  Inside a hospital destroyed by an airstrike

폭탄이 떨어진 병원 정문의 모습 ⓒKARAM ALMASRI/MSF

병원 정문은 파편과 잔해로 가로막혀 도저히 출입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병원 앞에 주차해 두었던 차들마저 모두 불타 버렸고, 구급차 1대도 완전히 망가지고 말았습니다.

직원들 중에는 그동안 병원 위층에 머물고 있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곳들은 모두 파괴되어 사람들이 머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문도 창문도 어느 것 하나 남아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직원들은 어딘가 다른 곳에서 잠잘 곳을 찾아야 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시리아 알레포에서 사람들이 안전한 곳으로 탈출하고, 중상 환자들과 부상자들이 의료 처치를 위해 대피하고, 의료 물자를 알레포로 들여보낼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지금도 계속 요청하고 있다.